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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더 오면 둑이 무너질지 몰라.”

그 만큼 비가 많이 내리던 날이었다. ‘인과응보라는 말은 정말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청개구리는 지금까지의 자신의 업보들을 떠올리며 어머니 무덤 앞에 무릎을 꿇고 한참을 큰 소리를 울고 있었다. 그런 그를 보면서 뒤에서는 청개구리의 어머니를 추모하는 다른 개구리들이 연잎으로 만들어진 우산 밑에서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청개구리의 어머니의 죽음을 슬퍼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모녀 사이에 너무 죽음이 일찍 안타까워하는 이들도 있었고, 선천적으로 몸이 약했던 그녀의 운명을 거스를 수 없었다고 단념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둑이 무너지면 이곳도 쓸려가 버릴 텐데...”

청개구리네 엄마는 왜 하필 이런 곳에 묻어달라고 하신 걸까요?”

혀를 차면서 이 상황을 이상하게 여기는 이들도 있었다.

아무리 우리 개구리들이 물 근처에서 지내는 동물이라지만, 본래 죽은 이를 위해서라도 따뜻하고 안전한 양지바른 산가에 무덤을 만들어주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이거늘...쯧쯧...”

그들이 말하는 말들은 모두 옳았다. 게다가 이 냇가는 유독 비가 많이 오면 강물 위의 둑들이 조금씩 무너지면서 더 많은 양의 흙물들이 밀려들어오기 때문에 위험한 지역이었다. 아무리 청개구리의 어머니 유언이라지만, 너무 이 상황이 아이러니하게만 느껴지는 것은 누구라도 분명했다. 그러던 중 한 개구리가 뭔가를 깨달았는지 입을 열었다.

, 혹시 산에 묻히시고 싶으셔서냇가에 묻어달라고 그러신 게 아닐까요?”

아니, 그건 또 무슨 소리야?”

, 그건 그 동안 청개구리가 엄마의 말을 반대로 들었으니까 냇가에다가 하면 산에다가...”

그러자 모두 바로 수긍해버렸다. 청개구리는 어릴 적부터 정말 어머니의 말을 오직 반대로만 행동하는 말썽꾸러기의 대명사로 유명한 아이였다. 오죽했으면 다른 이들도 말을 안 듣는 아이를 보면 너 정말 청개구리처럼 행동 할래라고 꾸중을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렇게 한참 추모객들의 입은 하나 같이 그 이야기로 떠들썩할 무렵, 청개구리가 뒤돌아 그들을 향해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아니야아아아아!!!!!!!”

순식간에 조용해져버렸다. 청개구리는 동정심이 가득한 추모객들의 눈을 노려보며 울분을 토했다.

당신들이 뭘 안다고 그래! 그럼 뭐야...그럼 당신들은 우리 어머니가 거짓말을 했다는 거야, 뭐야?! 어머니께서는 분명히 저한테 냇가에 묻어달라고 약속하셨어! 그리고 난 이젠 착한 아이가 되겠다고 어머니랑 약속을...분명히......”

그렇지만 이내 다시 걷잡을 수 없는 눈물 때문에 다음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너무나 그들이 하는 말들이 진실처럼 들렸기 때문이었다.

...

..

.

어머니...”

그 한 마디 덕분에 잭은 힘겹게 눈을 뜰 수가 있었다. 눈을 뜨자 곧 그는 자신이 주식 회사 원더랜드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상시시켜주었다.

“......설마 꿈이었다는 그런 패턴은 아니겠지?”

잭은 자신의 눈앞에 내용물을 다 먹어치운 컵라면과 휴식실 창가에 잠이 덜 깬 본인의 얼굴을 보고 묘한 현실감을 느꼈다. 그리고 자신이 점심시간에 잠시 피곤한 나머지 휴식실에서 잠든 점과 그와 중에 잠꼬대까지 했다는 점이 창피함이 한꺼번에 밀려와 어느 새인가 눈가에 맺혔던 눈물이 금방 증발시켜버렸다.

정말이지. 누가 보기 전에 얼른 치우자.”

원래대로라면 동화세계에 있어야 할 주인공이 현실세계’, 그것도 이 21세기 대한민국이라는 곳에 온지도 벌써 오랜 시간이 지나있었다. 처음에 그는 현실세계에서 적응하지 못해서 몇 번 사건, 사고가 많았지만, 한 우연한 계기로 동화 인물들을 위한 주식 회사 원더랜드라는 직장와 접하게 되어 지금 이렇게 이곳에서 지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회사에서도 과연 그는 자신이 잘 하고 있는 것인지 의부심이 들기는 마찬가지였다.

정말...내가 여기에서 잘 할 수 있을까?”

그 생각은 앞으로도 잭에게 동화 청개구리가 있다면 계속해서 떠올리게 만들지도 모르고 그를 옮아 매게 만드는 원인이 될 지도 모른다. 그렇게 자신이 사용했던 주변을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컵라면의 국물을 직접 마시는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었을 때였다.

그래도 그건 모르는 일이잖아요?”

잭은 낯선 누군가의 목소리를 깨닫고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당신(당캐)’가 서 있었다. 잭은 그만 당신(당캐)’를 발견하고는 놀라 들이켰던 라면 국물을 입 밖으로 뿜어져 나올 것을 간신히 참아내어 몇 번 기침을 해댔다.

콜록...! , 죄송해요. 그나저나 언제부터...! 커헉!”

그렇게 당신(당캐)’은 잭의 놀란 반응에 잠시 당황하면서 나름대로 그를 도와준 뒤 잠시 시간이 지나게 된다. 어느 정도 안정이 된 잭은 당신(당캐)’에게 고맙다고 말하려던 찰나에 아직 자신의 소개를 제대로 회사 내에 있는 모두에게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고 보니 제 소개가 늦었네요. 안녕하세요, 저는 동화 청개구리청개구리입니다.”

잭은 멋쩍은 듯이 한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긁적거리고는 다시금 미소를 짓고는 당신(당캐)’과 마주하였다

제 이름은 잭 프로그라고 합니다. 간단하게 이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지금은 아직 서로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저에 대해 궁금한 것이 물어봐주세요. 그러면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답변해드릴겠습니다. 여기에 온 신입들은 모두 이 방법으로 모두와 친해진 것 같아서 말이죠.

그리고 저.....

...아까 말씀해주셨던 거...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잭은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당신(당캐)’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였다. 고개를 너무 푹 숙여 그의 연두색 머리카락이 표정과 얼굴을 가려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미하게 붉게 물든 그의 피부가 눈에 띄기만 하였다.

확실히 잭은 청개구리의 동화 속 주인공이다. 하지만 그것이 잭 자신의 전부이기에는 너무 섣부른 행동일 것이다. 앞으로의 일이나 미래는 어떻게 변화될지 모르기에 재미있는 법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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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 유튜브 동영상이 삭제가 되어져서 그 당시 같은 음악이었던 걸로 대체해놓았습니다ㅠㅠ

 

* 이미지 출처 :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d4l2&articleno=8&categoryId=2&regdt=20121113070000

* 참고자료 : 동화나라 ABC - 못난이 개구리

* 글자(공백 제외) : 2,290자

* 브금 출처 : [コード 歌詞 付き GReeeeN/始まりの唄 『エイブル』 CMソング piano cover (りょう) ]  https://youtu.be/VwUFFVzU3q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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