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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늦은 오후, 겨울의 영향으로 밤이 일찍 찾아와 어느 새 바깥풍경은 조금씩 어둠으로 물들어져 있었다. 근무시간이 모두 끝나고 슬슬 한 두 명씩 퇴근하기 시작할 때였지만 단 한 사람, ‘만은 아무도 다니지 않을 만한 복도 맨 끝 구석에 무릎 꿇고 앉아 두 손을 들고 벌을 서고 있었다. 만약 제 3자가 지나가다가 그를 본다면 한번쯤 뒤돌아보게 만들 정도로, 잭은 정말 이질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심지어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다. 그저 잭은 스스로에게 무언가아주 큰 죄책감이 있는지 가만히 머리를 푹 숙인 채 그 자리에서 움직이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잭에게 참새처럼 총총 걸음으로 다가왔다.

으응으~~? 여기서 뭐하는 거야? 혹시~새로운 놀이?”

그 사람은 그저 잭이 하고 있는 행동이 색다른 무언가의 놀이로만 보였는지 그의 앞에 쪼그려 앉아버렸다. 잭은 그 친숙한 목소리를 듣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보았다. 그러자 창문으로 드리워진 노을을 뒷배경으로 남색의 머리카락이 보였다. 그리고 상대방의 호기심이 가득한 분홍색의 눈동자과 잭의 짙은 녹색의 눈동자와 서로 마주쳤다. 바로 그 사람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동화의 모자 장수아모스 아스틴이었다.

어라~? ~우는 거야~? ! ! 짜잔~잭이 좋아하는 마술~!”

아모스는 입을 초승달처럼 웃어 보이며 자신의 빨간 모자 안에서 롤리팝 사탕을 꺼내서 잭에게 내밀었다. 이전에 잭이 한번 그의 모자마술을 보고 엄청 신기하고 좋아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 때 받았던 사탕도 같은 물건이라는 것을 알아챈 잭은 아모스가 내민 의도 없는 위로에 그만 더 울음을 떠뜨리고 말았다.

티티씨...저 어떡하죠? 전 정말 나쁜 개구리예요...어머니와의 약속이 기억나지 않아요!”

~약속~?”

...그게요...”

...

..

.

 

"! ! 그렇단 말이지~? 다시 말해-소중한 엄마와의 약속이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기억이 나지 않는단 말이지~? 

어느 새인가 아모스는 잭의 옆에 자리 잡고 앉아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를 홍차와 쿠키를 바닥에 차려놓고는 잭이 하는 찬찬히 얘기를 들으며 잠깐의 티타임을 즐기고 있었다. 아모스에게 자신의 자초지종을 설명한 잭은 드디어 벌 서는 자세는 고쳤지만, 여전히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절대로 잊지 않았던 '약속'인데, 그 약속만큼은 떠올릴 때마다 안개처럼 가려져서 아무리 노력해도 기억이 나지 않아요...어쩌면 여기 현실세계로 넘어오면서 기억이 왜곡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지금까지는 갑작스럽게 이곳으로 와서 적응하느라 신경쓰지 않고 있었는데...여기 회사에도 들어오고, 또 회사 내의 분들과도 인사도 끝 맞추고 나니까 긴장이 풀렸는지 얼마 전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 대강 사정은 알겠다~그래서 그 죄책감 때문에 스스로 벌을 선 거구나~? 어쩐지~놀이치곤 재미없어 보였어~."

"......티티씨......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제가 써져 있는 '청개구리' 동화책도 여러 번 찾아보았지만 소용이 없었어요...제가 설마...고의적으로 어머니의 약속을 잊은 건 아닌가 싶어서...정말 무서..."

그러자 잭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모스는 잭에게 홍차가 담긴 찻잔을 내밀었다. 깨끗하게 찻잔에 담겨있는 홍차는 달콤한 향기와 함께 올라와 눈물로 범벅이 된 잭의 얼굴을 보듬어주었다.

"우는 개구리에게는~달콤한 게 최고!"

"...하지만...!"

그러자 아모스는 도리어 잭에게 물어보았다.

"잭은 '---'그 기억이 잊을리 없다는 거지~?"

"그럼요...!! 그래도...잊혀졌죠..."

"그럼~ 네 잘못이 아니야~."

"?"

"~? 그야 '절대로' 잊지 않을 기억인데 잊혀진 거라면 분명 그 원인이 있을거야~. 그러니까 네가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사실!"

뭔가 이상한 논리였지만, 잭은 멍하니 아모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정말 저는 나쁜 개구리가 아니란...건가요...?"

"그럼~!"

그 말을 듣자 잭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마치 자신이 크게 고민했던 것이 정말 바보같다는 듯한, 이루 말할 수 없는 이상한 감정이 방금 전까지 긴장했던 잭의 몸을 풀어주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잭의 눈에 흐르던 눈물이 멈춰버렸다.

"저는...나쁘지 않았군요...하하...정말이지, 항상 티티씨에게는 도움만 받는군요..."

그저 헛웃음이 나왔다. 잭은 손목의 셔츠를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내며 어느 새인가 웃고 있었다. 그런 잭의 모습을 본 아모스는 만족한 듯이 한층 더 미소를 띄어보이며 잭이 들리지 않도록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 There orginally was no answer so any answer could really apply', My father is the story that told me.

   ('애초부터 답은 없었으니 어떤 것이든 답이 될 수 있다', 우리 아버지가 나에게 말씀해주셨던 이야기야.)"


* 모자장수의 'Why is a raven like a writing desk?(갈까마귀와 책상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

대사에 대해 말한 답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작가 '루이스 캐롤' 왈

 

 

 

*이미지 출처 : http://blog.naver.com/prologue/PrologueList.nhn?blogId=syunhee4865

* 글자(공백 제외) : 1,872자

*참고 자료 : 네이버 지식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모자장수에서..(2010.05.15)

http://kin.naver.com/qna/detail.nhnd1id=3&dirId=30306&docId=110057389&qb=7J207IOB7ZWcIOuCmOudvOydmCDslajrpqzsiqQg66qo7J6Q7J6l7IiYIOuMgOyCrA==&enc=utf8&section=kin&rank=1&search_sort=0&spq=0

* 브금 출처 : [Angel Beats OST - Kanade] https://youtu.be/GDSpyC6tx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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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기어올랐습니다! ㅠㅠ 특히 아모스님께는 허락도 없이 귀하신 아드님을 빌려쓰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넙주주주주죽] 이전에 질문타임당시에도 정말 신세를 져서 한번쯤 테러를 하고 싶어서 쟁여두었던 이야기입니다!ㅠㅠ  정말 캐붕이 나지 않았는지 걱정이 먼저 앞서는 군요!;; 혹시 모르니까 이상한 점이 있다면 곧바로 고치겠습니다!엉엉엉엉

p.s 개인적으로는 저 마지막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작가이신 '루이스 캐롤'의 대사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한번 티티의 입으로 들어보고 싶었서 넣어보았습니다!(근데 캐릭터 설정상 티티가 '아버지(루이스 캐롤)'를 모르면 어떡하지?;;ㅎㄷㄷ)

.s 개인적으로는 저 마지막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작가이신 '루이스 캐롤'의 대사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한번 티티의 입으로 들어보고 싶었서 넣어보았습니다!(근데 캐릭터 설정상 티티가 '아버지(루이스 캐롤)'를 모르면 어떡하지?;;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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