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어디서부터 설명을 한담...” 자신을 ‘동화인’이라고 소개한 사람은 다름 아닌 ‘청개구리’ 동화에 나오는 엑스트라 인물들 중 하나인 ‘두꺼비’였습니다. - 가만, ‘청개구리’ 이야기에 ‘두꺼비’가 나오던가? 당신은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보며 ‘청개구리’ 동화내용을 떠올려 보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잘 생각나지 않아 고전하고 있는 당신을 향해 토드는 주문한 커피를 스푼으로 휘저으며 마치 다 안다는 듯이 꿰뚫어보게 됩니다. “말하겠는데요, 청개구리 이야기에는 ‘그 녀석’이랑 ‘그 녀석’네 엄마 밖에 나오지 않아요. 그나마 등장한다고 해도 다른 동물이기도 하고요. 저는 뭐...그래요... 마을개구리 1호라고 치지 뭐. 아참 내가 지금 이 얘기를 할 때가 아니지.” 그렇게 다시 토드가 얘기 고민을 하..
[따르르르릉--.]우연히 아침 일찍 출근을 한 당신은 아무도 없는 회사에서 혼자 차 한 잔을 여유 있게 타면서 나머지 동료들이 오기를 기다리던 중이었습니다. 사무실 전화기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울립니다. 이런 시간에 대체 누가 전화를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회사에 당신은 하는 수 없이 전화를 받도록 하였습니다. 그러자, 한 낯선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여보세요? 혹시 거기가 ‘주식회사 원더랜드’ 인가요?”순간 당신은 회사와 거래처가 이루어지는 곳인가 싶어, 가볍게 영업상의 멘트를 날리며 낯선 이에게 긍정의 의사표현과 상대방이 누구인지에 대해서 조심스레 물어보게 됩니다. 그러자,“전...뭐 일단 ‘잭 프로그’의 보호자라고 해둡시다.”- 잭? 그리고 일단?낯선 이로부터 갑작스레 ‘잭’..
잭의 일과는 새벽 4시에 기상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잭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고시원은 ‘주식 회사 원더랜드’ 직장에서 가까운 위치에 자리 잡고 있어 일찍 아침을 맞이할 필요는 없지만, 동화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온 이상 식비, 거주비, 생활비 등 일상에서 필요한 금액은 어중간하게 벌어서는 먹고 살기가 힘들다는 것은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지금은 다행히 회사에 취직을 성공했지만 언제 동화 세계로 돌아갈지 모르는 이상 지금 이상으로 저금이 필요한 점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일어나자마자 잭은 간단한 세수와 양치질만 끝내고, 곧바로 외출할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아직 출근할 시간이 아닌 지라, 양복은 그대로 놔둔 채 이전에 월급으로 사두었던 니트로 된 패딩조끼와 검은 색 청바지를 입기로 하였다. 이 두 가..
어떤 늦은 오후, 겨울의 영향으로 밤이 일찍 찾아와 어느 새 바깥풍경은 조금씩 어둠으로 물들어져 있었다. 근무시간이 모두 끝나고 슬슬 한 두 명씩 퇴근하기 시작할 때였지만 단 한 사람, ‘잭’만은 아무도 다니지 않을 만한 복도 맨 끝 구석에 무릎 꿇고 앉아 두 손을 들고 벌을 서고 있었다. 만약 제 3자가 지나가다가 그를 본다면 한번쯤 뒤돌아보게 만들 정도로, 잭은 정말 이질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심지어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다. 그저 잭은 스스로에게 ‘무언가’ 아주 큰 죄책감이 있는지 가만히 머리를 푹 숙인 채 그 자리에서 움직이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잭에게 참새처럼 총총 걸음으로 다가왔다.“으응으~잭~? 여기서 뭐하는 거야? 혹시~새로운 놀이?”그 사람은 그저 잭이 하고 있는 ..
잭은 동화세계에 있었을 적의 기억을 떠올리며 자신의 과거를 돌이켜보았다. 항상 저녁이 되면 모든 올챙이와 개구리들이 가릴 것 없이 자신들의 집으로 귀가를 하기 시작한다. 그 날은 유독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 잭은 연잎으로 만들어진 조그만 집 앞에서 망설이고 있었다. 그래도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면 언제나 집에서 자신을 반갑게 맞이해주는 어머니께서 걱정하실 것을 생각하자니 안 들어갈 순 없었다. “다녀왔습니다.”“어서 오렴, 우리 아들~. 어머나...”잭은 절대 눈물을 보이지 않겠다는 일념 하에 입을 꾹 다문 채 어머니의 뒤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걸 본 어머니는 그런 아들의 행동조차도 귀엽게만 느껴졌는지 잠시 미소를 짓더니 잭의 얼굴에 멍으로 부풀어 오른 뺨을 어루만져주었다. 손이 맞닿은 곳이 쓰..
“비가 더 오면 둑이 무너질지 몰라.”그 만큼 비가 많이 내리던 날이었다. ‘인과응보’라는 말은 정말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청개구리는 지금까지의 자신의 업보들을 떠올리며 어머니 무덤 앞에 무릎을 꿇고 한참을 큰 소리를 울고 있었다. 그런 그를 보면서 뒤에서는 청개구리의 어머니를 추모하는 다른 개구리들이 연잎으로 만들어진 우산 밑에서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청개구리의 어머니의 죽음을 슬퍼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모녀 사이에 너무 죽음이 일찍 안타까워하는 이들도 있었고, 선천적으로 몸이 약했던 그녀의 운명을 거스를 수 없었다고 단념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둑이 무너지면 이곳도 쓸려가 버릴 텐데...”“청개구리네 엄마는 왜 하필 이런 곳에 묻어달라고 하신 걸까요?”혀를 ..
"너...엄마 말씀 잘 들어야 된다...?" -두상- -전신- "늦어서 죄송합니다. 알바하던 곳에서 월급을 받는 게 늦어져서 그만...그래도 옷은 마련해왔습니다." 그렇게 말한 연두색 머리의 청년은 한 손에는 자신의 이력서를, 한 손에는 '주식 회사 원더랜드'의 홍보전단지를 소중하게 쥐고있었다. 그는 자신은 '청개구리'이야기의 주인공이라고 소개를 한 순간, 재차 상대방은 그를 찬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전체적으로 구겨진 주름으로 가득한 흰색 와이셔츠, 검은 자켓과 바지는 어딘지 모르게 자주 입지 않아서 어색하다는 느낌이 풍겨져 나왔다. 남색으로 된 기다란 넥타이는 나름대로 잘 착용을 하려고 노력한 듯한 흔적은 보이지만 자주 고쳐매는 것을 보아서는 이런 류의 옷을 입는 방법조차 잘 모르는 듯해보였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