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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어디서부터 설명을 한담...”

자신을 동화인이라고 소개한 사람은 다름 아닌 청개구리동화에 나오는 엑스트라 인물들 중 하나인 두꺼비였습니다 

- 가만, ‘청개구리이야기에 두꺼비가 나오던가?

당신은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보며 청개구리동화내용을 떠올려 보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잘 생각나지 않아 고전하고 있는 당신을 향해 토드는 주문한 커피를 스푼으로 휘저으며 마치 다 안다는 듯이 꿰뚫어보게 됩니다. 

말하겠는데요, 청개구리 이야기에는 그 녀석이랑 그 녀석네 엄마 밖에 나오지 않아요. 그나마 등장한다고 해도 다른 동물이기도 하고요. 저는 뭐...그래요... 마을개구리 1호라고 치지 뭐. 아참 내가 지금 이 얘기를 할 때가 아니지.”

그렇게 다시 토드가 얘기 고민을 하고 있는 동안, 당신은 토드가 한턱 사준 커피를 천천히 입김을 불며 조금씩 마시면서 기다려봅니다. 그러다 당신은 문득 아침에 토드에게서 받은 통화 내용 중에 한 의문점을 떠올리게 됩니다. 

- ...뭐 일단 잭 프로그의 보호자라고 해둡시다. 

, 아까 전화로는 잭의 보호자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건 무슨 뜻인가요?” 

...‘그 녀석이랑 저는 같은 동화 출신이지만 친구라고 하기는 뭐하고, 스토리상으로도 관련되어 있지도 않아요. 심지어 동화 세계에 있었을 때는...” 

토드는 그 다음 말을 꺼내려고 하지만 그의 밤()색 눈동자는 무언가를 떠올리는지 잠시 허공을 떠돌기만 하였습니다. 

“...때는요?” 

그러자, 당신의 물음에 정신을 차렸는지 토드는 다시 심호흡을 길게 내쉬곤 그 대답의 온점을 내리찍었습니다. 

잭과는...‘견원지간(犬猿之間)’이었죠.” 

...

..

. 

아직 우리가 청개구리두꺼비였던 시절, 그러니까 아직 동화세계에 있었을 적의 이야기부터 하는 것이 좋겠군요.”

잭과 토드가 아직 청개구리두꺼비였던 시절, 그 둘은 눈만 마주치면 항상 싸우곤 하였다. 잭의 입장에서는 항상 토드가 자신의 어머니를 미망인이라고 놀리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었고, 토드의 입장에서는 오직 어머니에게 의존만 하는 잭의 응석받이 태도가 아니꼽게만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어찌 보면 원인은 사소한 불만에서부터 시작되었지만, 가장 결정적인 사건은 잭의 어머니의 병이 점점 심해졌을 무렵이었다. 평소에도 마을 개구리들 사이에서 온정 덕이 많았던 잭의 어머니에 대한 소식은 충분히 모두가 걱정할 만한 화제였었다. 물론 토드의 부모님도 마찬가지였었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 마냥 비가 내리던 장마철이었다. 불안정하게 움직이는 구름의 움직임이 토드의 부모님의 마음속에 나쁜 예감을 깃들게 하였는지 토드에게 잭의 집으로 벌레죽을 가지고 병문안을 다녀오라고 말하게 됩니다. 처음에 토드는 의 집이라는 말에 불만을 품었지만, 그의 어머니를 떠올리자니 차마 죽 심부름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잭과 마주치면 어떻게 반응을 보여야 될지 한참을 고민하며 토드는 어느 덧 잭의 집 문 앞에 도착하게 되었다. 얼른 노크만 하고 죽은 집 앞에 둘까, 아니면 잭과 마주치는 창피를 무릎 쓰더라도 그의 어머니께 죽을 전달할지 잠시 망설이고 있던 중, 토드는 잭의 집안이 묘하게 조용하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게 되었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토드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보았지만, 안에 있는 것은 숨조차도 제대로 내쉬지 못한 채 바닥에 쓰러져 있는 잭의 어머니를 발견할 수 있었다 

몸은 머리보다 먼저 움직였다. 토드는 손에 들고 있던 죽을 제쳐두고 곧바로 차가운 기운이 맴도는 그녀의 몸을 조심스레 일으켜보았다. 그리고 토드는 얼른 주변을 살펴 어머니를 이 지경까지 놓이게 만든 무책임한 개구리의 모습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잭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이 모든 상황들이 두렵게만 느껴졌다 

토드는 점점 굳어져가고 있는 잭의 어머니를 데리고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헤매고 있을 무렵, 조용한 공백을 깨고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두꺼비구나...”

아주머니! 정신이 돌아오신 건가요?”

“...우리...아들...혹시 어디에 있는지 아니?”

제길! 몰라요. 그렇게 엄마, 엄마하고 찾던 녀석이 왜 하필 이럴 때...!”

“...아무래도......우리 아들이...뒷산에 간 모양이구나. 그 산은 뱀이나 산짐승들이 자주 나온다고 가지 말라고 항상 말했는데...정말이지...우리 아들이지만...못 말리는 구나...”

잠깐만요! 얼른 마을 어르신 분들을 불러올...”

아니야...아줌마는...더 이상...” 

그게 무슨...!”

이런...부탁...너에게 하게 되어서...미안하구나...”

..?”

“...우리 아들을...잘 돌봐주렴...”

아주머니!”

“.......”

아주머니? 아주머니? 아주머니!!!!” 

...

..

. 

당신들이 죽인거야! 당신들이 우리 어머니를 죽인거야!!!”

진정 하거라, 청개구리야. 이 모든 것은 자연의 순리에 의한 것이란다. 너희 어머니는 본래부터 몸이 약했었다는 걸...”

웃기지마! 당신이 뭘 안다고 그래!”

너 이 녀석!” 

잭이 어머니의 죽음을 발견한 것은 한참이 지나서였다 

마을 개구리들끼리 어머니를 연잎으로 둘러싸인 관 안에 옮기는 작업을 하던 도중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충격을 받은 나머지 마을 개구리들을 온전히 붙잡으며 눈물을 흘리더니, 이내 동정의 눈빛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알게 된 잭은 곧바로 태도가 변하였다. 어머니의 죽음을 차마 인정하고 싶지 않은 아들의 어리숙함에 마을 개구리들은 어떻게 태도를 취해야 할지를 망설이던 중, 단 한 마리의 두꺼비만이 잭을 크게 다그쳤다 

야아아아!!!! 이 망할 개구리야!!!!” 

테드는 그대로 망연자실한 잭을 그만 때려눕히고 말았다. 그 행동으로 인해 잭은 한층 더 분노가 차올랐는지 이번에는 잭 쪽에서 반격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은 서로를 무섭게 노려보며 몇 번이고 성이 찰 때까지 치고받고 싸우기 시작했다. 점점 싸움이 거세지자 이내 마을 어르신들이 두 아이를 말리게 되었지만, 그 행동은 오히려 둘 사이에 기름을 붙는 행위가 되고 말았다. 

그렇게 엄마, 엄마 하던 놈이! 정작 엄마 주검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거냐!”

입 다물어!!! 네가 뭘 안다고 그래!!!”

너야 말로 닥쳐!!! 그럼 왜 엄마가 위험하다고 하던 뒷산에는 뭐하러 간 건데!!!”

그건...!! 아니야!!! 난 그저...!!”

뭐가 아니야!! 네가 하도 반대로 행동하고, 엄마 속 썩이니까...!! 아주머니 혼자 돌아가셨잖아!”

아니야...아니야아아아아!!!!!” 

그 후에는, 잭은 몸이 축 늘어지듯이 바닥에 엎드려서 하염없이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러자, 잭의 손에서 한 무언가가 빗물에 흘려 젖은 땅 위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약초였었다. 그걸 보자, 토드는 그제야 잭이 왜 뒷산에 올라갔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고, 이내 자신이 잭에게 순간적으로나마 무슨 잘못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깨달을 수 있었다 

- 네가 하도 반대로 행동하고, 엄마 속 썩이니까...!! 아주머니 혼자 돌아가셨잖아! 

토드는 계속해서 자신이 무턱대고 말해버린 말이 머릿속에 맴돌기만 하였다. 하지만, 그 말을 듣고 더 슬퍼하고 하고 있을 만한 개구리가 누구인지를 뻔히 알고 있었기에 차마 토드는 잭에게 어떤 말을 꺼내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하였다 

....아니야.......” 

- 이런...이야기...너에게 부탁하게 되어서...미안하구나... 

제길....” 

- 우리 아들을...잘 돌봐주렴... 

그리고는 토드는 잭의 어머니의 마지막 유언을 떠올릴 수 있었다 

대체 누가 누굴 탓하는 거야. 결국 아주머니의 말을 잘 듣지 못한 건 오히려 나잖아...제길...” 

...

..

. 

어쩌면 그 망할 개구리의 성격이 그렇게 된 건 내 탓일 겁니다. 그 녀석이 그렇게 꾸밈없이 정직하게 행동하는 것도, 고집을 세우면서 엄마 무덤을 냇가에 묻게 된 것도, 아주머니와의 약속을 지켜야겠다는 신념 때문이겠죠.” 

“....” 

하지만 저는 결국 그 녀석에게 말하지 못했죠. 이미 말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버린 데다가, 말하려고 해도 만나는 것조차도 우리에게는 껄끄럽기 때문이죠. 게다가 과연 말한다고 해도 과연 동화의 결말이 변할까요?” 

토드는 자기 스스로 고개를 저으며 아니라는 뜻을 표하고는 다시 뒤이어 말하기 시작했다. 

동화의 내용과 교훈이 있는 한, 우리 동화인의 결말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어떨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의 동화 세계와 현실세계의 경계선이 흐트러져 있는 이 상황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입니다. 그 녀석은 아직도 우물 안의 개구리이예요. 그리고 저는 그 안에 있는 녀석을 끄집어내줄 수 있는 어떤 계기가 있었으면 합니다. 많이 넘어져보고, 일어나보고, 다쳐 쓰러져보고, 낫기를 반복할 수 있을 만한 용기를 녀석이 가져주었으면 합니다.” 

“....”  

그런 저의 바램덕분인지, 다행스럽게도 저는 그 녀석이랑 현실 세계에서, 그것도 같은 지역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녀석이 길거리에서 뭐하고 다녔는지는 제가 줄곧 지켜봤다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제가 아까 전화를 드렸을 때도 임의적으로나마 그 녀석의 보호자라고 말한 이유도 그런 거죠.” 

그런데 최근 들어, 그 녀석이 웃는 표정이 많아졌었습니다. 좋은 의미에서 말이죠. 한 때는 길거리 돌아다니면서 패드립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싸움을 걸고 다니는 망나니 같은 녀석이었는데 말이죠. 처음에는 무슨 바람이 불었나 싶었더니 조사해보니 그 쪽 회사에 다니고 나서부터 였더군요. 그 점에 있어서는 정말 감사합니다. 분명히 녀석의 아주머니도 무척이나 기뻐하고 있을 겁니다.” 

토드는 진지하게 당신을 바라보며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공손하게 인사를 하였다. 

사실...그 녀석 좀 많이 좀 회사에서 굴리라는 부탁도 하고, 겸사겸사 오늘 그 감사인사도 할 겸이랄까..” 

그러면서 토드는 자신의 옆에 자리 잡고 있던 높게 쌓아 올린 선물 상자들을 당신에게 넘겼다. 안에는 바움쿠헨이라는 케이크가 한가득 들어있었다.

이건 제가 일하고 있는 곳에서 만든 거니까, 부담 가지진 마세요. 그 녀석...보기에는 이상한 녀석이지만....좋은...

좋은...‘친구라고 생각합니다....아마도요...”

머쓱거리며 고개를 푹 숙인 채 쑥쓰러운 듯 말을 더듬는 토드를 보며, 당신은 그에게서 잭의 모습을 떠올려보게 됩니다. 잭과 너무나도 비슷한 분위기라는 생각이 들자, 당신은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됩니다.

"뭐, 뭘 그리 웃으시나요?"

그리고 당신은 그에게 말을 해봅니다. 당신은 정말 좋은 친구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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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http://blog.naver.com/txsjmgh/220516865085

* 글자(공백 제외) : 3,998

* 브금 출처 :[Tonari no Kaibutsu-kun OST - Tetsukazu no Kanjou]  https://youtu.be/LjqhfgLNK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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